[The Core]_제 3 화 『 집단감염 』_36. 재발
36. 재발
3군에 배치된 헌터들은 서북쪽 마지막 지역인 코랄지구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번화가였던 시호지구의 정화 작업이 예상외로 빨리 끝나자, 본부는 이참에 3군의 정화를 끝내버릴 작정으로 각 전초기지에 있는 헌터들을 모두 집결시켰다.
코랄지구 초입에 이르자 탱크가 지나간 자국이 희미하게 도로를 따라 이어졌다. 도시는 한바탕 큰 전투가 벌어진 듯 건물들이 부서져 있었고, 깨진 아스팔트 사이로 흙길이 드러났다. 헌터들은 기갑부대를 호위하며 앞으로 전진했다. 도시는 장갑차의 엔진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보도블록 사이로 푸른 잡초와 이끼들이 자랐다. 사람이 살지 않은 도시는 다시 야생으로 돌아간 듯했다.
헌터들이 코랄지구 깊숙한 곳에 이르자, 전멸했을 것이라 생각했던 자치부대의 장갑차가 보였다. 장갑차는 오랜 기간 방치돼 녹이 슬긴 했지만 파손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선두에 섰던 기갑부대원 하나가 로봇에서 내려 장갑차 위로 올라갔다. 무거운 쇳덩이로 된 해치를 힘주어 열었지만 조종실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조종실로 들어가 장갑차의 시동을 걸었는데,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으르렁거리며 장갑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곳을 기점으로 시작하시죠.”
기갑부대 3중대장 무스하이거의 지시에 따라 헌터들은 팀을 나누어 건물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바닥에 광인들의 시체가 조금씩 보였는데, 바닥에 누운 지 오래된 듯 바싹 말라 있었다. 자치부대원들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소총도 보였다. 소총을 발견한 헌터들은 좋은 물건을 손쉽게 얻었다는 듯 마냥 좋아하며 빈 건물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아무것도 줍지 못한 헌터들은 좀 더 구석으로 들어가면 재미난 게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골목 안을 계속 파고들어 갔다.
“이봐, 업햄. 이것 좀 봐.”
한 헌터가 동료에게 손짓하며 책상에 놓인 라디오를 가리켰다. 그것은 세월의 때가 묻은 전파 라디오였는데, 배터리가 나간 듯 전원을 껐다 켰다 반복했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다른 방으로 가 또 재미난 게 없나 찾아다녔다. 전원이 나간 컴퓨터, 먼지가 수북이 쌓인 두꺼운 책, 몇 달이 지난 날짜를 가리키는 벽걸이 달력, 남은 커피가 딱딱하게 굳어버린 머그잔. 뭔가 특별할 것 없이 그대로 시간이 멈춰버린 듯했다.
“루이스, 빨리 와. 여긴 끝이라고.”
먼저 건물을 빠져나간 헌터가 창문을 보며 외쳤다. 그는 새로운 수색지를 가리키는 듯 손가락으로 오른쪽 방향을 가리켰다. 헌터는 손에 쥐고 있던 책을 내려놓고는 집을 나왔다. 그가 문을 나와 밖으로 걸어갈 때쯤, 분명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골목 안쪽에서 뭔가 그림자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는 수상한 눈빛으로 뒤를 돌아보더니 무언가에 홀리듯 그림자가 사라진 방향으로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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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를 추격한 지 20분 정도가 지나자, 눈앞에 커다란 경기장이 보였다. 경기장 주변에는 수많은 전차와 전투머신, 그리고 보급차들이 줄을 맞춰 서 있었다. 그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어마어마한 보물을 발견한 냥 신이 난 표정을 지었다. 한껏 들뜬 마음으로 기계들을 둘러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업햄, 들려?”
그는 세텔라이트에 대고 자신의 동료를 호출했다.
“아. 어디 간 거야?”
“크크크. 나 말이지? 난 지금 황금향을 보고 있지.”
“황금향? 무슨 말이야?”
“이걸 한번 봐.”
루이스는 세텔라이트로 사진 몇 장을 보냈다.
“이게 뭐야?”
“예전에 왔던 자치군들 장비인 것 같아. 거의 포장도 뜯지 않은 새 것들이라고.”
“말도 안 돼. 기다려, 이 망할 자식아.”
루이스는 대답도 하지 않고 보급창고처럼 생긴 컨테이너 쪽을 기웃거렸다. 문을 하나 뜯자 거기엔 소총 장비들과 탄약이 쌓여 있었다. 루이스는 즐거움에 소리를 지르며 소총을 꺼내 허공에 대고 마구 연사로 쏘아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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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는 전투머신에 앉아 음악을 들었다. 보물 찾기의 흥분이 가라앉자, 곧 무료함에 빠졌다. 문득 이 많은 장비들을 두고 군인들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기갑부대원에게 듣기로는 1차 부대는 이곳에서 광인들과 싸우다 전멸했다고 들었는데, 이곳에 있는 장비들의 상태가 매우 깨끗한 걸로 봐서는 싸우지도 못하고 줄행랑을 쳐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는데 저 멀리 경기장 안쪽에서 검은 고양이가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이곳으로 인도해 주었던 물체에 대해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전투머신에서 내려 고양이를 쫓아 걸어갔다.
경기장 입구는 문이 굳게 닫힌 채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한낮이었지만 경기장 통로는 불이 들어오지 않아 깜깜했다. 그는 라이터를 켜고 고양이가 도망간 곳을 향해 이리저리 빛을 비추었다.
“이리 온. 착하지.”
그는 짧은 휘파람 소리를 내며 고양이를 찾아 점점 더 통로 안 깊숙이 들어갔다. 그는 조금씩 으스스함을 느꼈고, 숨소리가 가빠졌다. 그는 라이터를 더 자주 움직여 댔다. 통로 옆 가게들은 도둑들에게 털린 듯 선반 위가 텅 비어 있었다. 통로는 생각보다 깨끗했는데 누군가 이미 청소를 한 듯했다. 처음 들어왔던 입구에서 한참을 들어가자 다른 입구가 보이는 듯 빛이 다시 밝아 왔다.
[깡그랑]
어디선가 들려오는 캔 떨어지는 소리가 정적을 깼다. 그는 덜컥 겁을 집어먹고는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총구를 갖다 댔다. 그가 쫓던 검은 고양이가 2층 계단으로 사라졌다. 그는 숨이 가빠졌다. 어디선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광인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는 추격하는 것을 그만둘지 고민했지만 뭔가 이대로 뒷걸음질 치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업햄이 도착 무전을 보낼 때까지만 조금 더 따라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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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계단을 계속 올라 최고층인 3층에 이르렀다. 3층은 경기장 진입로가 열려 있는 듯 안쪽에서부터 빛이 새어 나왔다. 진입로에서 다시 한번 검은색 고양이가 나타나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는 경기장 안이 광인들로 가득 찬 것은 아닌지 걱정했지만, 호기심을 참을 수 없어 빛을 향해 한 발짝씩 앞으로 나갔다.
경기장에 들어서자 강렬한 빛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는데, 어느 정도 빛에 익숙해지자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넓은 잔디밭 위에 배치된 수많은 ‘군용 막사’였다. 자치군들이 설치해 놓은 것 같아 보였는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막사의 전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그 옛날 무적의 로마 군대가 테우토부르거 숲에 진을 쳤다 해도 이 정도로 웅장하진 않았으리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장만으로는 자리가 모자랐는지, 관중석에도 모포와 침낭, 수통 등 여러 잡동사니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경기장 안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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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햄이 루이스가 보내준 장소를 따라 경기장에 도착했을 땐 해가 조금씩 기울어져 가는 늦은 오후였다. 그는 수많은 장갑차와 보급 컨테이너들을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곧장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천막에 감탄하고 있을 때 멀리서 마이크 소리가 들렸다.
“환영합니다! 멀리 남부에서 오신 업햄 요원!”
루이스의 목소리가 경기장 안의 스피커를 통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업햄은 루이스가 어디서 이런 소리를 내고 있는지 두리번거리다 중앙 무대에서 그를 보며 익살스럽게 웃고 있는 루이스를 발견했다.
“지저스. 여기 완전 천국인걸?”
업햄은 중앙 무대에 올라 루이스를 보며 외쳤다. 루이스는 탁자에 다리를 올려놓고는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캔맥주를 마시며 마치 이곳의 사령관이나 된 듯 앉아 있었다.
“맛있냐?”
“아주 꿀맛이지.”
업햄은 탁자 위에 있는 아직 개봉하지 않은 캔맥주를 하나 집었다. 그는 뚜껑을 따고 그대로 맥주를 들이켜 말끔히 비워버렸다.
“여긴 어떻게 찾은 거야?”
“나에게 수호천사가 있다고 했잖아. 그녀가 인도한 길을 따라왔을 뿐이야.”
“하! 어련하실까!”
업햄은 중앙 무대에 서서 경치를 구경했다.
“무대 위에 선다는 게 이런 기분이군. 나쁘지 않은걸?”
“노래라도 한 곡 하지 그래?”
루이스는 무대 한 켠에 비치된 마이크 스탠드를 보며 말했다. 업햄은 즉시 마이크를 집어 전원을 켰다. 그리고는 그가 평소에 좋아하던 「Queen의 Radio Ga Ga」를 불렀다. 업햄은 흥에 겨운 듯 목소리가 점점 커져 갔다. 몸을 건들건들거리더니 이내 콩콩 뛰며 마치 프레디 머큐리를 따라 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그의 노랫소리는 마이크를 타고 경기장 곳곳에 있는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졌다.
루이스는 업햄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이 재미있는 듯 배를 잡고 웃더니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기계실로 내려갔다. 그는 이 음향 장치 어딘가에 자신의 세텔라이트와 연결되는 블루투스 기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것을 통해 열심히 발광하고 있는 업햄을 위해 배경음악을 깔아줄 심산이었다. 그는 연결 버튼으로 보이는 것을 찾아 이것저것 눌러보았지만 기계는 그가 원하는 어떤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 그의 시야를 사로잡은 것은 ‘Alarm’이라고 쓰여진 빨간색 버튼이었다. 뭔가 긴급할 때 쓸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별것 있겠냐는 듯 과감하게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아주 먼 곳에서부터 귀에 익숙한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무대에서 춤을 추던 업햄도 하던 것을 멈추고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사이렌 소리에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사이렌 소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컸고 멀리 퍼져 나갔다. 굉장히 시끄럽기도 했지만 계속해서 울어대는 것이 마치 영화 Silent Hill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해 루이스는 빨간 버튼을 다시 눌러 사이렌 소리를 끄려 했다. 하지만 사이렌 소리는 꺼지지 않았다.
“루이스! 뭐 하는 거야?”
업햄은 기계실로 뛰어와 루이스를 향해 소리쳤다. 루이스는 업햄을 볼 여유도 없이 뭔가 기계에 문제가 생긴 듯 계속해서 멍하니 기계만 쳐다보았다. 사이렌 소리가 계속 들리자 업햄은 큰 소리로 루이스에게 사이렌 소리를 빨리 끄라고 말했다. 루이스 역시 큰 소리로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어떤 버튼을 눌러도 작동이 되지 않았다. 사이렌 소리는 점점 더 크게 퍼져 나갔고, 그 소리는 이상하리만치 무겁게 그들의 마음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마치 사이렌 소리가 경기장을 넘어 도시 전체로 퍼져 나가는 듯한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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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군의 다른 정찰대들은 중앙 본대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였다. 어디선가 정체불명의 기분 나쁜 사이렌 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소리가 커졌다.
“뭐야? 이건 무슨 소리지?”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사이렌 소리에 헌터들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본대에서 보낸 소린가?”
“이렇게 경박하게?”
헌터들은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 동요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철수할까요?”
“잠시만, 본대 나와라. 여기 4분임조. 이상한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이상.”
대원은 무전기를 들고 본대를 호출했다. 하지만 무전음이 지지직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본대 나와라. 여기 4분임조.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이상.”
“철수하시죠. 어쩌면 본대에서 보낸 철수 메시지일지도 모르잖아요?”
남자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주변에 있는 대원들에게 손짓을 하며 복귀하자는 제스처를 보냈고, 대원들은 발길을 돌려 중앙 거점으로 돌아가려는 순간이었다.
“잠시만! 저기!”
옆에 있던 눈이 좋은 대원이 건물과 건물 사이에서 어기적어기적 걸어 나오는 물체를 발견했다. 그 물체가 식별 가능한 위치에 이르자 그들은 재빨리 총구를 겨냥하며 사격 자세를 취했다. 광인은 마치 사이렌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난 듯 온몸을 비틀며 골목 밖으로 걸어 나왔다. 헌터들은 갑자기 튀어나온 광인에 놀랐지만 고작 한 명밖에 되지 않아 누가 사격할지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때 조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재빨리 손가락에 힘을 줘 방아쇠를 당겼다.
[탕!]
광인은 힘없이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남자는 조심히 다가가 시체를 유심히 쳐다보았는데 광인은 검은색 방호복을 입고 있었다.
“이봐. 본대에 알려. 여기 광인이 있는 것 같다고.”
그는 광인의 사체를 계속 주시하며 옆에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 그러나 대원은 어떤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남자는 그가 자신의 말에 즉각 반응하지 않은 것이 짜증 나 ‘어이, 이봐’ 하며 남자를 향해 소리쳤다. 그런데 남자는 그를 보지 않고 하얗게 질린 얼굴로 무엇인가를 보며 몸을 떨기 시작했다. 조장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광인들이 그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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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가 안절부절못하는 사이 업햄은 기계 뒤로 가더니 연결된 전선들을 죄다 뽑아 버렸다.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 사이렌 소리가 사라져 버렸다. 둘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야, 이 기계치 자식아. 아무거나 함부로 만지면 어떡하냐?”
“아오, 깜짝 놀랐네. 하하.”
루이스는 미안한 듯 머리를 긁적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둘은 기계실을 나가려고 했다.
[지지직. 지지직.]
업햄의 무전기에서 소리가 들렸다. 무전기에서 뭔가 반복적인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다시 한번 반복한다. 전원 즉시 본대로 복귀하라. 광인 발생! 광인 발생! 전원 즉시 중앙 본대로 복귀하라.”
무스하이거의 목소리처럼 들렸는데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꽤나 다급해 보였다.
“뭐지? 광인?”
업햄은 자신의 귀를 의심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상황이 예사롭지 않게 흘러가고 있음을 깨닫자 둘은 약속이나 한 듯 재빨리 총기를 챙기기 시작했다.
“우리가 뭔가 잘못한 건가?”
“설마. 그래봐야 경기장 안에서 들리는 소리일 텐데.”
“근데 어떻게 타이밍이 맞아떨어지지?”
“젠장 모르겠다. 일단 빨리 복귀하자.”
둘은 천막 입구를 걷어 제치며 막사 밖으로 나왔다. 빠른 걸음으로 입구를 향하자 입구로부터 기분 나쁜 괴음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뒤 어둠을 뚫고 광인들이 나타났다. 둘은 달려오는 광인을 향해 총을 쏘아댔다. 광인의 숫자가 그들이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에 이르자 둘은 입구를 포기하고 다른 길로 가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분명히 막힌 줄로만 알았던 다른 층 입구에서도 광인들이 괴음을 지르며 나타났다. 사방에서 방호복을 입은 광인들이 둘을 향해 달려들었다. 둘은 자신들이 포위되었다는 것을 깨닫자 전의를 상실한 듯 총구를 내려놓고 멍하니 달려오는 광인들을 바라보았다.